일일 에세이

기러기 아빠 신풍속도: 독수리-->기러기-->펭귄-->제비

frogprince 2008. 5. 22. 02:22

기러기 아빠 신풍속도: 독수리-->기러기-->펭귄-->제비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 기러기아빠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잊혀질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사회면과 교육면의 단골메뉴가 되어버렸다.
나도 한 때 기러기아빠군에 속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나를 보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도 기러기냐?'"하고  공격을 해올때면 "나는 월드시티즌이다"하고 가볍게 대응하곤 했다.

2000년5월 캘거리에 땅을 내디디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데 까지 걸린 기간은 고작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많은 이민자들이 겪는 첫 번째 일은 의사소통이다.
나는 대학3학년 때 창원계획도시 건설 시 캐나다의 유명한 토목엔지니어링회사 스탠리 용역회사의 엔지니어였던 Mr. & Mrs. Carss로부터 영어회화를 배웠던 인연으로 그 동안 20년 이상 연락을 해온 터라 랜딩하고 공항픽업에서 부터 집 구하고 전기,수도,전화,개스,자동차 렌트 및 리스,인터넷,보험......등등 모두 도움을 받았다.

20년 이상 거의 한 해도 빠짐없이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카드를 보내왔다. 50대 초반에 한국에 와서 1년 정도 있었으니 이제는 나이가 80이 거의 다되었다.
그러나 e-mail이 보편화되고 인터넷이 임계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했던 1993년 이후에는 그 당시로는 인터넷연령으로 본다면 비교적 고령에도 불구하고 e-mail을 주고 받았으며, 매년 1월 초순이 되면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썰매 경주에 세째 아들이 출전하면 매일 핫메일(hotmail.com)로 iditarod dog racing을 중계를 해 주었다.










그리고 이부부의 아들이 3형제인데 모두 한국에 있을 때 한국에 다녀갔다.
내가 현대자동차에 다닐 때 둘째 아들이 한국에 들렀을 때 우리집에서 삼겹살을 같이 구워먹고 집에서 머물다가 간적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족도 98년도 여름휴가동안 캐나다에 일주일간 이분들의 집에 머물면서 여행을 다닌 적이 있다.
이렇게 친하게 지내다 보니 아예 이 부부는 나를 아들 같이 대하고 우리 가족과 한 가족처럼 지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사돈들과 아들 가족과 우리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이야기를 즐기곤 했다.

몇 년전부터는 우리집 아이들이 오타와로 대학을 가는 바람에 연락을 자주 취하지 못해 미안한 감정을 항상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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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즈음 기러기 아빠에 대한 용어가 하나 더 늘었다.

경제적 능력에 따라 독수리 아빠, 기러기 아빠, 펭귄 아빠, 제비 아빠로 불리고 있다
.

독수리 아빠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 물가나 학비가 비싼 곳으로 아내와 자녀를 보내 놓고 가족을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날아갈 수 있는 아빠를 말한다
.

기러기 아빠는 가족을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다가 여름휴가나 연말연시에 한 번 정도 철새인 기러기처럼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는 아빠를 말한다
.

펭귄 아빠는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펭귄처럼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한번도 비행기를 타 보지 못하고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의 아빠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

최근에 생긴 말 중에 제비 아빠가 있다. 제비 아빠는 해외에 보낼 처지는 못되고 대신 아이를 '강남'으로 유학보낸 아빠를 일컫는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목동에 살면서 아내와 아이는 강남에 사는 서울 제비도 있다
.

그러나 여기서 이들이 기러기 아빠든  독수리든  펭귄이든 혹은 제비든 조롱거리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다 잘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어하고 새롭고 더 폭넓은 경험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자 하고 결론적으로 성장하고싶어한다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주거와 이주의 자유가 없다. 그러나 공산주의 사회에서조차 경쟁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명문대에 가지 못한다고 비관하지 않아도 되듯 비교만은 능사가 아니다. 논어에
행유여력, 즉이학문(行有餘力, 則以學文 : 실천하고도 남는 힘이 있다면, 학문에 정진한다)이라는 말이 있다. 실천 후에 부족함을 보완하는 것으로, 이럴 인격수양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올은 다음과 같이 해석을 조금 달리하고 있다.

 

결론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내려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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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제자, 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젊은이들이여! 들어가서는 효성스럽게 하고, 나와서는 다정하게 하시요. 말은 삼가하되 믿음 있는 말만 하시요. 많은 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인한 자를 가까이 하시요. 이 모든 것을 실천하고 남음이 있으면 곧 문자를 배우시오.

 

 도주     이 장은 비교적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제자는 자기 문하의 학생을 가리킬 적도 있지만, 그냥 일반적으로 손하의 젊은이들을 가리킬 적도 있다. 여기서의 제자는 young fellow 정도의 느낌이 드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은 나이 먹은 공자가 오로지 당대의 젊은이들을 향하여 외친 말로서 해석되어야 한다(유보남설).

 

 여기서의 입과 출은 중국의 가옥구조상 각기 독립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양백준설). 예기 내측편에 보면 유명사이상, 부자재이군. 이라는 말이 있다. 즉 명사(관직에 있는 선비) 이상이 되면 반드시 아버지와 아들이 집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입은 아버지 처소로 들어간다는 의미고, 출은 자기 집을 나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자시대에 모든 사가 이렇게 궁을 달리해서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었을리 만무함으로 나는 별 의미가 없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가옥구조는 대부분 부자가 한 집에서 살았음으로 입출이 동일한 집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해석되었을 것이다. 즉 우리 과거 유생들이 그렇게 해석하였어도 결코 틀린 해석이 아니다.

 

 제는 반드시 친 형제간의 관계에만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관본에 따라 제는 제로 되어있기도 하다.) 효를 수직적 관계의 덕목이라고 한다면 제는 수평적 관계의 덕목을 개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출발은 형제간의 우애다.

 

 근은 말을 삼가하는 것이다. 신은 평소 말을 삼가하되 말을 일단 하면 반드시 신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친은 근(가까이 한다)의 뜻이다. 인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사람의 뜻이다. 인은 곧 인인이요, 인자다.

 

 이 장에서 가장 핵심에 놓인 말은 행유여력, 즉이학문이라는 마지막 구문이다. 이 한마디를 위하여 앞의 모든 교훈이 존재한 것이다. 행유여력, ........ 이라는 구문을 반드시 행하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시간의 단계적 선후를 말하는 것으로 풀면 안 된다. 이것은 인간의 행위의 단계적 절차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학문과 일상적 덕목의 실천사이에서, 즉 학과 행 사이에서 행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이디엄적인 표현일 뿐이다. 여기서 문은 막연한 글이나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다. 문의 고 용례의 뜻은 형성자나 회의자가 아닌, 삼형, 지사와 같은 가장 단순한 유니트의 글자(조문)를 의미하는 것이다. 문의 복문, 금문의 자형은 사람의 정면형의 흉부에 문신의 문양을 새겨 넣은 모습이다. 그것은 종교적 제식에 있어서의 성스러운 기호였다.

 

 공자 당대의 누구든지 사람이라면 말은 할 줄을 알았다. 공자교단의 특징은 문맹의 퇴치인 것이다. 당대의 사람들은 요즈음과는 달리 거개가 문맹이었다. 식자율(literacy rate)이 총인구의 1%도 안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권을 향한 갈망이 공자 당시의 젊은이들에게는  강렬했을 것이다. 이들에게 공자는 야단을 치고 있는 것이다. 공자의 어투는 상당히 반주지주의적(anti-intellectualistic)이다. 그것은 교언용색에 대한 혐오감과 상통하는 것이다. 나 도올도 요즈음의 젊은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싶다: 제자들이여! 공연히 인터넷을 두드리기 전에, 들어가서는 효성스럽고 나와서는 다정한 인간이 되시요.!

 

 집주         제자지제, 상성, 즉제지제, 거성.                근자, 행지유상야. 신자, 언지유실야. , 광야. , 위중인. , 근야. , 위인자. 여력, 유언가일. , 용야. , 위시서육예지문,             정자왈: 위제자지식, 역유여즉학문. 불수기직이선문, 비위기지학야. 윤씨왈: 덕행, 본야; 문예, 말야. 궁기불말, 지소선후, 가이입덕의. 홍씨왈: 미유여력이학문, 즉문멸기질; 유여력이불학문, 즉질승이야. 우위, 역행이불학문, 즉무이고성현지성법, 식사리지당연, 이소행혹출어사의, 비단실지어야이이.